우리나라 30대 중에 빚없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빚이 꽤 있는 편이다. 이 글을 쓰며 숫자를 좀 줄여서 말할까 고민도 했지만,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몇 억의 빚이 있다. 나의 집은 투자보다는 부채이기 때문. (투자가 되길 간절히 바라지만😭)
나의 경우 집을 구하기 위해 얻은 빚이라 그나마 건강한 빚의 축에 속하긴 하지만, 어떻게 포장한들 역시 빚은 빚이다. 때때로 이 돈을 언제쯤 다 갚을 수 있을지 생각하면 막막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 빚이 더 커지면 나는 아마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유명한 사람들은 어떨까? 유명하면 부자일까?
우리는 유명한 사람들은 부자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다. 실제로 많은 유명인들이 그렇긴 하겠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은 이에 대해 조명하지는 않아 왔다. 2000 년대를 주름잡았던 스타 강사 문단열의 삶이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당시 학교를 다녔던 사람이라면 모르기가 힘든 이름의 유명 영어 강사이다. 성문 기본영어라던지 수학의 정석 만큼이나 인지도가 있었다. 그 정도의 인지도라면, 당연히 돈을 쓸어 모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맞다. 그는 돈을 쓸어 모았었다고 한다.
하지만 돈을 쓸어모으는것과 그것을 잘 굴리는 것은 별개의 영역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는 여러번의 사업 실패를 맞았고 결국엔 30억의 빚으로 내몰렸다. 무려 30억. 경기도에 아파트를 몇채는 살 수 있을만한 그럴 금액의 빚. 나의 억대의 빚이랑은 차원이 다른 엄청난 숫자.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옥죄어 오는 느낌이다. 30억의 빚, 나라면 갚을 수 있을까?
최근 유튜브에 문단열의 영상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25년을 들여 30억의 빚을 모두 갚았다고 한다. 엄청난 양의 강의를 하고, 책을 쓰는 등 몸을 혹사시키며 그렇게 자신을 채찍질 했다고 한다. 그렇게 25년을 하니 몸에 병이 생겼다고 한다. 처음엔 대장암, 그리고 이것을 이겨내고 나니 폐가 점차 굳어가는 난치병인 폐섬유증까지.
그는 어떻게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고 다시 세상으로부터 조명을 받게 된 것일까? 누가 걸었어도 힘들었을 그 길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1. 인생은 당하는것. 울더라도 걸어가면서 울자
몇십억의 빚을 맨몸으로 강사생활과 책발간을 하며 갚아내느라 몇십년의 세월을 보낸 그. 그것만으로도 대개의 사람들은 견뎌낼 수 없었을텐데 그에 뒤따라 큰 병치레까지. 그걸 어떻게 그는 견뎌낼 수 있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어떻게 견뎌냈냐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 역시도 견디기 힘든 순간들이 있어왔다고 한다. 아파트 베란다가 자신을 부르는 듯한 느낌도 몇번이고 받았다고 한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무엇이 그를 정신적으로 지켜주었을까?
첫번째는 그럼에도 정신줄을 놓지 않고 유지하는 일상. 인생은 당하는 것. 태어남을 당하고, 학교 가서 선생님 배정을 당하고, 죽음을 당하고. 당하는 것이니 그냥 받아들이고 내가 오늘 할 일을 하는 것 이라는 것이다. 문단열이 암 선고를 받은 날, 병원에서 나오는 길에 와이프가 계속 흐느끼다가 원무과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흐느끼며 돌아보며 "현금영수증 되나요?". 문단열은 빵 터졌다고 한다. 그 와중에도 정신줄을 놓지 않고 울면서도 나의 길을 가는 아내가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다고 한다.
문단열 와이프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는 부분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아빠가 난치병 진단을 받고 8시간의 대수술에 들어가기 직전의 일이다. 어려운 수술이라 잘못될 수도 있다고 들어 우리 가족은 크게 마음이 동요되었다.
그날 엄마와 동생이 많이 울었다. 엄마와 동생은 평상시는 거의 울지 않던 사람들이라 나는 둘이 우는걸 처음본 느낌일 정도였다. 나의 경우 집안에서 울보를 담당하고 있었고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날 울지 않았다. 한사람은 무너지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무슨일이 생기면 나라도 정신줄을 차려야 한다. 내가 아빠의 무게를 나눠 짊어져야한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울수가 없었다. 아빠를 너무너무 사랑함에도 말이다. 그날 눈물이 나오지 않는게 나도 신기했다. (감사하게도 수술은 대성공으로 끝났다! 감사합니다.)
2. 인생실패? 아니 내가 진 건 게임일 뿐
하지만 힘든 순간에 이렇게 마음을 다잡기가 쉬운것은 아니다. 마음이 무너지면 나의 세상도 같이 무너지지 않던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거기서 좀 더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문단열은 여기에 대해 자신의 방법을 우리게에 공유해준다.
게임은 게임이고 인생은 인생이다 라는것.
그렇다면 게임은 무엇일까? 그는 게임의 특성으로 세가지 예시를 든다.
- 명확한 목표가 있다.
- 경쟁
- 확실한 보상이 있다.
ex) 대학입시는 명확한 목표가 있고, 치열한 경쟁이 있으며, 이에 따르는 보상이 있다.
우리는 게임에서 나오지를 못해서, 게임에서 실패한 것을 인생에서 실패한 것으로 오인한다. 승진? 취직? 결혼? 이러한 것을 이뤄내지 못했을 때 나는 인생에서 실패한 것일까? 잘 보면 이러한 것들은 위에 나열한 게임의 3가지 특성을 충족한다. (결혼의 경우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진득하게 연애한 끝에 한 결혼말고, 결혼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서 이뤄낸 그런류의 것을 말함) 당신이 이것에서 졌다면 단지 게임에서 졌을 뿐이다. 내가 진 것은 게임일 뿐인 것이다. 인생에서 진 것이 아니다.
문단열을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준 것. 게임에서 나와 진짜 인생에서 숨쉬게 해준 그것. 그것은 사랑과 믿음이다. 딱 한사람만이라도 나를 사랑하고, 그저 믿어주는 단 한사람. 가족이든 친구든 누구든 딱 한사람 말이다.
딱 한사람이면 된다고 한다. 이 글을 보는분 중에 그 한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말은 안해도, 당신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한 사람은 있을 것이다. 단지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것 뿐. 나 또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동생에게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를 몰랐는데, 문단열의 영상을 보고 이렇게 표현해야 하는 것임을 배웠다. 당신이 게임에서 실패해도 사랑하지만, 표현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사람이 당신의 주위에 있을것이다. 만약 정말로 한명이라도 없다면, 당신의 미래에 분명히 한명은 있을 것이다. 그 한사람을 만나고 서로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기 위해 살아내길 바란다.
진짜 인생은 게임과 다르다. 게임의 특성 세가지를 갖고 있지 않다. 경쟁도 없고, 명확한 목표도 없고, 보상도 없다. 짜릿한 게임와 비교해보면 진짜 인생은 밋밋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 인생 거기에는 그저 서로를 믿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그런 편안함과 안정감 그런것들이 함께 한다.
3.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사람에게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싶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 나의 경우 이 영상을 동생에게 공유해서 보내주며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하였다. 이 영상을 공유하며 진심이 전달되길 바래도 좋다.
긴 영상을 플레이하지 않을 수 있으니 이 글을 공유해서 진심을 전달해보아도 좋다. 당신의 진심이 글을 읽는분께 가닿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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